'이웃과 나누는 삶을'···워싱턴 한인성당들, 김 추기경 추모미사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함께 워싱턴지역에선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메릴랜드의 워싱턴 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박용일)가 특별 추모미사와 함께 연도를 봉헌한데 이어 18일엔 버지니아의 성정바오로 천주교회(주임신부 곽호인)도 추모미사와 연도를 마련했다. 성정바오로성당은 18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추모미사에서, 특별히 지난 1998년 워싱턴을 방문했던 김수환 추기경이 모 라디오방송국과 가졌던 인터뷰를 본당에서 방송해 김 추기경의 육성을 듣는 신자들을 숙연케 했다. 당시 김 추기경은 인터뷰에서 “내 손을 잡고 한참을 우는 자매님을 보고 정말 힘들게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동포들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다”면서 “어려운 시기엔 본능적으로 내것만 챙기기가 쉬운데 이기주의에 빠지지 말고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모든 것을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인 성정바오로성당 주임신부는 추모미사 강론을 통해 김 추기경이 한 젊은 사제와 나눴던 대화를 소개하면서, “가난이란 돈이 많던 적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지배하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며 성직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모든 것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고 오늘 최선을 다할 때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감 추기경은 혼란기때마다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시고 길을 밝혀 주셨던 교회의 지도자이자 사회의 큰 어르신이었다”면서 “70년~80년대에는 진보, 좌경 따지지 않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약자의 존엄성을 지켜주려 했고 또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라 믿었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이날 추모미사에 이어 신자들은 연도(망자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의식)를 봉헌했고 본당 로비에 김 추기경의 영정을 모시고 신자들이 참배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워싱턴 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박용일)는 17일 오후 7시 30분부터 김 추기경의 추모 연도를 위한 특별 미사가 열렸다. 이날 미사에서 박용일 신부는 “김 추기경의 유언에 따라 조의헌금, 분향소, 특별 추모행사 등을 일체 계획하지 않았으며 단지 추모 미사와 연도만 시행하게 됐다”며 생전 고인의 청빈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연도를 바친 신자들은 차례대로 김 추기경의 영정 앞에서 고인을 위한 기도를 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워싱턴 한인 천주교회는 오는 22일(주일) 10시30분 교중미사를 특별 추모미사로 대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알벗 기자·신광철 MD총국장